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도시락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에 음식 플라스틱 줄이기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잔뜩 늘어나 매립지가 부족해졌다는 기사를 봤다. 쓰레기도 쓰레기지만 특히 음식이 담겨있던 쓰레기는 재활용이 더욱 어렵다. 설거지를 하듯이 꼼꼼히 닦아 양념이나 기름이 없게 만든 후에야 재활용이 가능한데, 이렇게 하는 이가 별로 없으니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폐기된다.

나는 밖에서 끼니를 먹다보면 항상 죄책감이 든다.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였을 때 음식점 안에서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피치 못하게 포장을 했다. 한끼를 먹는 것 뿐인데도 몇백년은 썩지 않을 플라스틱이 잔뜩 나왔다.

며칠동안 밖에서 먹으며 나온 쓰레기들. 너무 많다. 그리고 최근 집에 먹다 버릇 하니까 밖의 음식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도시락을 싸다니기로 결심했다. 돈 아끼는 게 목적은 아니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요즘 시대에 도시락을 자주 싸지 않으니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른 선택지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므로 한번 도시락을 직접 싸다녀보고 장단점, 힘든 점들을 정리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른 선택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날

도시락통은 원래 집에 있던 것이 있어서 전날 저녁에 밥과 반찬만 싸갔다. 국은 원래 먹지 않아 반찬을 추가했다.
반찬은 두부조림, 샐러드(양상추, 청상추, 방울토마토, 호두, 드레싱-아몬드버터), 달걀말이, 멸치, 깻잎장아찌이다.
두부조림, 샐러드, 달걀말이를 제외하곤 시장에서 사온 반찬이라 싸는데에 크게 힘들지 않았다. 반찬은 상하지 않게 마른반찬, 절임류로 골랐다. 당일에 보관할 때는 보온싸개에 아이스팩을 넣어놓고 따뜻한 밥은 따로 보관하니 상하지도 않고 좋았다. 그런데 밥은 아무래도 식어서 갓 퍼온 따뜻한 느낌이 안 나긴 했다. 그래도 플라스틱 쓰레기없이 한끼를 먹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내 취향의 반찬과 염도로 먹을 수도 있어서 속이 편안했다.

둘째날

메인반찬은 전의 날괴 똑같이 두부조림이고, 깻잎장아찌, 오이지, 마른멸치와 샐러드, 밥을 싸왔다. 샐러드가 전에 너무 좁은 곳에 우겨넣어져 있어서 통을 따로 분리했다. 배가 고팠어서 참 맛있게 먹었다.

학생식당에 갔더니 플라스틱과 나무젓가락이 음식물이 묻어있어서 전부 일반쓰레기에 버려져 있었다. 이 많은 쓰레기가 몇달동안 매일 배출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

셋째날

도시락 싸는 것을 이틀밖에 안했지만 지쳐서 며칠 도시락 준비를 쉬었다. 이틀밖에 안했는데도... 전날 미리 반찬을 준비하고, 아침에 밥과 국을 데워서 도시락 싸는 것이 너무 힘들다. 역시 플라스틱 도시락이 주는 간편함을 외면하기 어렵다.

샐러드는 양상추와 사과를 올린 후 아몬드버터를 넣었다. 반찬은 소불고기와 미역국을 싸서 도시락을 준비했다. 국이 있어서 밥이 더 따뜻해졌다. 반찬이 한가지로 줄어드니 준비하기에는 간편했다. 이 메뉴로 며칠을 먹었다.

소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락함에 따라 학생식당이 다시 실내에서 먹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기지 않고도 학생식당밥을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도시락 프로젝트는 셋째날을 마지막으로 끝내려고 한다. 사실 말만 셋째날이지 같은 메뉴로 도시락을 먹었을 때는 기재하지 않았으니 한 6번은 이렇게 먹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점심을 내 입맛대로 먹을 수 있고(간이나 영양소) 돈도 꽤 아낄 수 있고 쓰레기도 안나와서 만족스러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다시 도시락 프로젝트를 할 듯하다. 도시락을 가지고다니는 문화가 다양해졌으면 한다.

키워드: 제로웨이스트, 친환경, 도시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