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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솜 이불 솜트기_미니멀라이프, 제로웨이스트 (2) 솜틀기 완료

유명한 솜틀집인 노원까지 목화솜이불을 들고가기 어려워서 그냥 집 근처 솜틀집에서 틀었다. 요즘 솜틀집 찾기가 참 어려워서 엄청 알아보고 직접 볼 수 있는 솜틀집에 문의했다. 직접 방문해서 솜트는 걸 보는 건 일요일에만 가능한 것 같다. 예약은 따로 안해도 되고, 택배로도 주문을 받는 것 같다.

목화솜 솜틀기 전 자료조사, 내 솜이 목화솜인지 확인방법, 업체 선정 과정은 내 전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다.
https://utere-felix.tistory.com/m/9

솜틀집의 외견은 이렇게 생겼다.

작게 하시는 집이다.
작업할 솜들이 쌓여있음.

들어가서 이불을 보여드리면 겉 커버를 분리한 다음 저 사진 속 저울에 무게를 단다.

저울 위에 올려진 내 솜. 잘 안보이는 데 밑에 저울이다.

솜만 해서 4.2kg이 나왔다. 겉커버 , 속천 있을 때는 5.2lg나 나왔는데, 겉커버 무게가 1kg이었나보다. 나는 슈퍼싱글 사이즈 요(토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딱 적당한 무게였다.

내 솜은 사진처럼 누렇기에 걱정을 많이 했다. 만든지 25년은 된 이불이고, 화학솜이면 어쩌지하는 불안이 있었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좋은 솜이라고, 상태도 좋고 관리도 잘했다고, 이런 솜 요즘 안나온다고 하셔서 안심했다.(모든 솜틀집 사장님이 이 말씀을 하시는 듯) 안 버리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무게를 재면 솜틀기계에 넣어서 가닥가닥 풀어놓고 합친다.

솜틀기계. 나무통에 틀어놓은 솜이 감긴다.
기계에 넣으니 솜이 뽀얗게 되었다.
틀기 전 솜을 기계에 밀어넣고 계심.
돌아가고 있는 기계


기계 돌릴 때 솜 진~~~짜 많이 날린다. 꼭 kf 94정도 되는 볼에 착 붙는 마스크를 쓰는 걸 추천한다. 아니면 다른 곳에 가있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저 광경이 신기하기도 했고 혹시 솜이 바뀔까봐 계속 지켜봤다.
근데 중간중간 '탈취제'를 분무기로 뿌리시는데 만약 이런 성분에 민감하다면 미리 탈취제는 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화학성분 안좋아해서 뿌리지 말아달라 할걸 이라고 후회했다.
어느 정도 솜이 감기고 나면 중간중간 끊은 다음 돌돌 마는 작업을 하신다. 그런식으로 나온 솜덩이가 4덩이는 되었다.

다 틀고 나면 천싸는 곳으로 간다. 사이즈 말씀드리면 작업해주신다.

솜 분배 중.

진짜 포근포근해보이는 광경이었다. 폭신폭신. 근데 먼지는 여전히 많이 날린다. 저렇게 솜을 평평하게 만들고 천을 싼 다음엔 박음질을 한다.

솜구멍 막는 중. 재봉틀로 해주심.

저렇게 재봉틀로 구멍을 막으면 솜틀기 작업은 끝난다. 끝난 목화솜 요는 비닐봉지에 담아 내 카트에 잘 묶어주셨다. 나는 대중교통 이용할 것이라 특히 꽉꽉 묶으셨다.

총 소요시간 1시간, 비용 4만원.

안 떨어지게 꽉꽉 묶어주심.

택배가 아니라 직접 가져가려면 이불 가져갈 카트는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안그러면 너무 무거워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집에 돌아와서는 햇빛에 잘 말려두었다.

이렇게 4.2kg 솜 슈퍼싱글(SS) 요(토퍼)하는 가격은 4만원이 나왔다.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에 잘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솜틀기는 3~5년에 한번 해야하는데 만약 내가 관리를 잘해서 5년 후에도 쓰고 있다면 이곳에서 해야겠다.

오늘 하늘이 참 맑았다. 기분좋은 하늘.


솜틀기는 정말 옛 기술인데 아직도 이어 나간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여쭤보니 아직도 솜 트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물건을 몇십년간 사용하는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한 기분이다. 요즘은 화학솜, 화학섬유 제품 사용하다가 금방 헤지면 몇년만에 버리지 않나. 이러면 분해도 오래걸리는 폐기물이 만들어지고 화학섬유는 세탁할 때 미세 플라스틱도 나오니 문제가 참 많다. 그에 반해 목화솜은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아니기에 아토피 피부에 이롭다는 이야기도 있고 분해도 쉽다.

부끄럽지만 난 살면서 제품을 10년 이상 사용한 적이 없다. 이불도 몇년 주기로 바꾸고, 옷도 대부분 3년이면 목이 늘어나니까. 힘들긴해도,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기우고, 수선하는 태도를 몸에 익혀야겠다.

또 할머니가 어머니께 사주신 이불이 나에게 물려진다는 의미도 참 크다. 나도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사용해야지. 목화를 만들기위해 한송이 한송이 소중하게 따온 정성과 목화를 키우기 위해 들어간 자원(물, 토양, 비료)도 생각하며 햇빛소독도 자주하고 먼지도 털어줘야겠다.

솜틀집 주소: 솜틀집 경기 부천시 부일로342번길 19